(펌) (이거 알기전에) 유럽여행 절대로 가지마라

2007. 7. 1. 19:37
출처 : http://www.mediamob.co.kr/ybh820518/Blog.aspx?ID=153654

예전에 들었던 한 노래가사에서는 삶은 영원히 반복 되는 여행이라 하더군요. 정말로 그렇습니다. 대학에 입학 하는 것도 제게는 여행이었고, 군대에 입대 하는 것도 알고보면 여행이었습니다. 집이 아닌 모든에서의 일정은 여행이라 생각합니다. 여행은 만남이고, 만남은 곧 새로움 이라는 점에서 저는 여행을 너무 좋아합니다.

이제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입니다. 6월의 기말고사와 함께 한국의 수백만 대학생들은 일제히 여행을 떠날 것이고, 수십억원의 원화는 유로와 달러로 환전될 것입니다. 5월이 가족의 달이라면, 6월은 여행의 달이라 할 수 있겠네요. 이번 포스팅은 그러한 '묻지마 여행'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충분히 비판의 소지와 반론의 여지가 있음에도 이 악물고 작성해 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의 심도있고, 생산적인 비판이 댓글로 달렸음 하는 바람입니다.

먼저 여행 내공이 무지 있는 분들 앞에서  주제넘게 헛소리 했다가는 뼈도 못추릴 줄을 알지만 그냥 혹시나 모르는 사람이나 아직 여행에 대해서 낭만과 환상만을 가지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몇 자 정도의 '충고'를 해볼까 합니다.


1) 여행입니까, 관광입니까?


여행과 관광은 다릅니다.
사전적 의미를 제끼고, 제가 이해하는 선에서 분류를 하자면
여행은 움직이고 경험하는 체험이며,
관광은 관광지를 보고, 쉬는 안식입니다.
그런 점에서 학생들이 움직이는 여행은 절대로 관광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더러는 중국이나 동남아에 패키지 관광을 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저는 저비용 고효율의 관광임에도 극구 반대합니다.
굳이 가서 뭘 하고 올 것이며,
가서는 또 무얼 배우고 올 것이지가 의아합니다.
여행은 가기 전의 '나'와 후의 '나'가 달라야 합니다.
그저 마사지 받고, 유네스코에 눈도장 찍고, 멋진 건물 배경으로 사진찍고 나면
과연 달라지는건 주머니 사정이외에 무엇이 있을까요?
여행은 '계획'이 '반'입니다.
대충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동료에게 스케쥴을 맡겨버린다면
당신은 어떻게 해서든 여행의 반밖에 경험하지 못하는 셈이 되어버린답니다.
여행 전부터 자신의 흥미와 취미, 직업과 관심도 등에 따라서
스케쥴과 방문지를 계획하고 기획하세요.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추억은 더욱 오래 남을 것 입니다.


2) 두다리와 지도를 믿어라.

여행을 가면 캐리어는 잊으세요.
그 대신 어깨가 조금 아파도 배낭을 메시고, 걷고 뛰고 즐기세요.
한국 여성 배낭여행객과 외국 여행객을 구별하는 방법은 바로 이것 입니다.
외국의 여성들은 평소에 운동을 자주 하고,
짧은 단거리 단기간 여행부터 자분히 밟아온 이들이라
쉽게 30L배낭을 지고도 일정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은 체력도 체력이지만,
무거운 등짐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대체로 캐리어를 끌고 다니지요.
캐리어는 나중에 이민 갈떄, 비지니스 트립 갈때나 쓰시고,
이번 여행에는 속는 셈치고 30L~45L자리 백팩을 준비하세요.
여행이 더욱 가벼워지고, 자유로워 집니다.
지도는요, 각 도시의 i에 가게 되면 1:2만 정도 축적의 지도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1km정도는 15~20분만에 주파할 수 있으니
웬만한 거리는 그냥 걸으세요.
걷다가 모르는 거리에서 자신의 좋아하는 주방용품 샵을 발견한다면,
또는 어떤 한 골목의 조그만 갤러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풍경화를 발견한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기억이 되겠어요?
꼭 성당과 성, 그리고 박물관만 기억에 남고,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길을 모르고 헤메일때도, 지도와 나침반, 그리고 튼실한 두 다리만 있다면
헤메이는 그 순간 조차 아름다운 일정이 될 수 있답니다.

<유럽 대부분의 도시는 자전거로 여행이 가능합니다. 굳이 두 다리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뮌헨>


3) '왜' 그곳이어야 하는가?

늘 사람들은 여행 전에 여행을 경험한 이들에게 묻습니다.
A와 B중에 어디가 좋은지, 또는 A나라는 며칠만에 볼 수 있는지.좋습니다. 하지만 참고는 하되,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보내세요.
가령 '영국은 3일이면 다 봐'라고 말을 한 친구가 있으면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보는거야 인터넷으로 하루면 다 봐'라고.
'좋다', '볼만하다','재미있다'등의 이야기는
너무나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이야기에요.
절대로 믿고 따르지는 마세요. (이것은 제 컬럼도 포함됩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는 배낭 여행의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좋은 정보를 찾기란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장 좋고 믿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당신 스스로 판단하고ㅡ 확인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지를 선정하고, 스케쥴링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왜 꼭 그곳이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을 세워야 하는 것이죠.
가령 경영학도라면 런던 비지니스 스쿨을 가서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떻게 커리큘라가 짜여져
있는지를 알 수 있겠고,사진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포토그라퍼스 갤러리를 방문하거나, 앤틱 사진기 박물관에 갈 수 있겠지요.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질문이에요.
'왜 굳이 지금 그곳을 가려하는가?'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여행 아닙니까.>


4) 규모의 관광

유럽에 가면 '가장 오래된', '가장 큰', '가장 비싼' 등의
너무나도 치졸하고 유치한 문구들로 포장된 관광지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이러한 것들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유럽 강국들에게만 한정된 유산이라는 것이죠.
그것도 대부분은 약소국들을 착취한 결과물들이라는 점이구요.
가령 프랑스의 루브르는 약탈 박물관이구요,
독일의 페르가몬 박물관이나 영국의 영국박물관도 제국주의 박물관이지요.
남의 가슴에 칼을 꽃으며 한점 한점 모으고
남의 피와 땀으로 성을 쌓고, 성당을 주조했지요.
하지만 라트비아에나 핀란드에는 이러한 것들이 없답니다.
리투아니아나 노르웨이에도 이러한 것들은 없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실망하고, 별로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그러한 규모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전세계에 손꼽을 정도이며, 그곳들이 밀집된 곳은 바로 서유럽이니까요.
하지만 돌려서 생각해 보면 그 이외의 곳에는 (가령 동유럽/북유럽이 될 수 있겠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에요.
진귀한 숍들과 비관광지 만의 후한 인심과 따뜻한 사람들이 여러분을 대해 줄 거예요.
미술이나 박물관 등에는 별로 취미가 없는 분들은 동유럽을 중심으로
벼룩시장 기행, 또는 고서 기행 등을 해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여정이 될 듯합니다.
게다가 이런 나라들에는 한국인들이 반갑게 여러분을 맞이 해 줄거랍니다.
'유럽에 가면 당연히 런던과 파리는 가봐야지'하는 이들에게는
지구에 태어났으면 어딜 먼저 가 보아야 할지부터 물어보고 싶네요.


<"영국에 갔으면 대영박물관은 가봐야지"- 그 분께 묻습니다, 왜 가야 하는지를.: 런던>


5) 당신의 여행은 싸이 홍보용?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보통 한달 유럽 배낭 여행이라하면
사람들은 한 도시 3~4일 일정이 되어버립니다.
하루는 유럽 한달 10여 개국 여행을
마치 자랑이라도 하는 듯 말하는 분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찍고'여행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그런 여행에서는 쉽게 지칩니다.
마지막 한주는 거의 빈사상태로 여행을 해야 합니다.
내가 만든 일정은 죽어도 따라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그리고 유레일을 샀으니 죽어도 목적지를 찍겠다는 굳은 의지.
무엇이든간에 여행이 고행이 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 질 수가 있습니다.
굳이 싸이월드 홍보용, 여행 방문지 홍보용이 아니라면
그냥 한달동안 4~5개국이 적당한 듯 합니다.
'이때 아니면 내가 유럽을 언제 오리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지와 열정, 그리고 조금의 여유만 있으면 충분히 다시 올 수 있습니다.
제가 만나본 여행객 중에는 많은 비율이 학생이 아닌 직장인 이었습니다.
한 도시를 3~4일에 볼 수 있다는 아무개씨의 주장에서는
자만과 오만, 그리고 무지를 느끼기도 전에 연민이 느껴집니다.
적어도 7000여 km를 날아와서 한달의 시간을 내서 볼 정도면,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도 보고, 작가의 생가도 가 보고,
그 나라의 대학생들과 토론도 좀 해보고,
유명한 의류 브랜드 매장에도 가 보고,
어떤 외식 산업이 뜨고 있는지 확인도 좀 해 보고,
극장에서는 어떤 나라들의 영화가 걸려 있는지, 뭐 등등해서
이래 저래 둘러보고, 또 둘러보고 싶어야 정상이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싸이 홍보용이 아니라면 그냥 여유롭게 여행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테마를 잡고,
현지이들과 함께 생활하되,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하고 오라고.

6) 아는 만큼 본다? 보는 만큼 안다?

이 오묘한 인과관계를 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관관계는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만나본 수 많은 여행객은 꽤나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었어요.
전 세계를 CS로 여행하고 다닌다는 폴란드의 무정부주의자 A군은
제가 말하기도 전에 한국의 교육제도를 줄줄 외울줄 알았고,
일본과 한국의 역사적 배경까지도 알았습니다. 고작 22세의 나이에 말이죠.
영국에서 만난, 이미 80여 개국을 돌아다녔던 C군의 경우에는
알제리의 정치적 불안정성, 중국의 헤게모니 등에 대해서
장시간의 연설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적 지식이 있었습니다.
비록 경제학과 철학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대체로 보면 그렇습니다.
많이 여행을 한 사람은 꽤나 지적 수준이 높고,
마찬가지로 그 역도 성립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럽 여행 한달을 했다고
유럽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죠.
유럽에서 3개월을 지낸 사람도 세계 대전이 왜 일어났는지, 유로화가 왜 쓰이는지도 모르는
우가 허다해요.
정작 중요한 것은 여행을 하기 전과, 여행을 마친 후에
'아는 것'을 정리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지요.

<여행을 하고 나면 또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눈이 높아진다는 점이죠.: 마드리드>


7) 여행 '후'가 중요하다.

그래서 저는 늘 강조합니다.
여행 후가 정말로 중요하다고.
이건 여행 중에 모아온 그 많은 팜플랫과 지도, 그리고 영수증을 잘 관리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를 이야기 하려 합니다.
유럽 여행을 통해 유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만
지난 여행과 그 경험은 더더욱 빛을 발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이번에 영국 수상과 프랑스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가지고 승부하려 하며,
이번 해 새로운 EU가입국은 어디이며, 최근 유럽에서 불법이민 문제가 왜 붉어지고 있는가
을 유럽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정보들과 증대된 관심으로 유럽을 알려하고, 이해하려 해 보자는 이야깁니다.
여행이 끝나고 남은 것은 사진과 기념품 뿐이라면
이건 다음 여행을 좀 고려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그러한 유형의 성질의 것이 아니지요.
오히려 오래 남는 것은 무형의 것입니다.
더불어 여행해서 느낀 점 들을 수 많은 인터넷 사이트들을 통해 교환하고 교류하는 것이 중
합니다.
여행 전에는 정보를 갈취하고, 구걸하다가 정작 자신이 여행을 마친 뒤에는
아무런 일 없다는 듯, 싸이에 사진만 후루룩 올려버리는 이기심.
이런건 별로 여행에 도움이 안 됩니다.
여행은 경험이고, 경험은 지적 재산입니다.
이를 썩히고, 잊혀지도록 놔 두지 마세요.

<추신>

본 포스팅은 유럽 여행을 중심으로 씌여졌습니다. 더불어 여뱅의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논점이기 때문에 안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주셨으면 합니다. 심각한 토론이나 비판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이건 그런 성질의 의견이 아니니까요. ^^


이런 이상한 곳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Ramon Casas를 우연히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게 여행의 묘미죠.
<바르셀로나 근교 :몬셰라트>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샤워를 하는 아이도 만날 수 있었지요.
<바르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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